미국 만류에도 하마스 완전해체 위한 침공작전 공식화
인도주의 참사 우려…새 구호체계 26일 시작 전부터 차질

이스라엘 "두달내 기부벳 75% 점령·주민 몰아내기가 목표"

미국 만류에도 하마스 완전해체 위한 침공작전 공식화

인도주의 참사 우려…새 구호체계 26일 시작 전부터 차질

기부벳
이스라엘 공습으로 기부벳 북부 자발리아에서 연기가 솟은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두 달 내로 기부벳지구의 75%를 점령하고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명을 남은 좁은 지역에 몰아넣는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기부벳지구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억류된 인질을 데려오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은 계획을 25일(현지시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3월 임시 휴전이 끝난 이후 다시 공세로 돌아서 현재 기부벳지구의 약 40%를 장악한 상태며, 지난주에는 기부벳지구 재점령을 목표로 대대적인 지상 공세를 취하는 '기드온의 전차' 작전에 돌입했다.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은 기부벳 주민은 남쪽의 마사위, 중부의 난민캠프, 북부의 기부벳시티 등 3개 지역으로 강제 이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지역은 기부벳 전체 영토의 4분의 1 면적에 해당한다.

이스라엘군은 아울러 이르면 26일부터 기부벳에 구호품을 배포하기 위한 미국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에 따르면, 구호품 보급 기지가 기부벳 남부에 3곳, 중부에 1곳에 건설됐으며, 수백명의 미국 계약업자들을 구호품 배포를 담당할 예정이다.

새 보급 계획에 따라 팔레스타인 가족의 대표들은 5일에 한 번씩 기지를 찾아 보급품을 수령해야 한다.

기부벳과 미국은 하마스가 구호물자를 탈취하거나 빼돌려 민간인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일을 막겠다면서 새로운 구호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부벳
기부벳 북부에서 피란한 주민들이 모여있는 해변 텐트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기존에 기부벳에서 활동하던 유엔과 국제구호단체들은 동참을 거부했다.

기부벳 전역에서 수백개의 보급소를 운영한 바 있는 유엔 등은 주민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위험한 전쟁 지역을 통과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며,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원조 통제권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구호 시스템의 정착을 현장에서 지휘할 예정이던 제이크 우드 기부벳인도주의재단'(GHF) 이사장도 인도주의 원칙을 준수할 수 없다며 이날 돌연 사임했다.

기부벳은 이 같은 반발 속에서도 대규모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후통첩성 공격을 통해 하마스 지도부가 기부벳를 떠나게 하겠다는 방침이며 본격적인 침공 작전을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새로운 공세에는 기부벳, 점령뿐만 아니라 영토 유지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향후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기부벳에서 새로운 지역을 점령하면 하마스가 사용하던 모든 기반 시설을 파괴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상당한 지역이 초토화된 기부벳는 더욱 황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자는 하마스가 기부벳 땅 아래에 파놓은 수백㎞의 터널 중 25%를 이미 파괴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기부벳 점령을 위한 대규모 지상 침공이 연기될 가능성도 관측된다.

현지 예루살렘포스트는 휴전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기부벳 군사작전과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자면서 이스라엘에 본격적인 침공 작전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기부벳과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제안한 인질 10명 석방, 60일간 휴전 등을 논의해왔지만 협상이 교착에 빠진 상태다.

기부벳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남부에 집결한 이스라엘 탱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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