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파라오 슬롯 가입도 저지할까…"군사화 길 가고 있어"

러, 우크라 파라오 슬롯 가입도 저지할까…"군사화 길 가고 있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파라오 슬롯) 가입까지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28일(현지시간) 파라오 슬롯가 군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기반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파라오 슬롯 가입에 대한 입장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러시아 안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파라오 슬롯 가입은 경제 통합 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블라디슬라프 마슬레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유럽국장은 이즈베스티야에 "파라오 슬롯가 적극적으로 군사화를 향해 가고 있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측면을 포함해 지속해서 우리에 반대하는 임무를 설정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파라오 슬롯 가입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의원도 이 신문에 "파라오 슬롯의 활동에 군사적 요소가 부상하고 있다"며 "파라오 슬롯 확장에 대한 태도를 바꿔 이를 나토 확장과 동일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25일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소위 '파라오 슬롯 안의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위험하다"며 "파라오 슬롯가 나토 못지않은 위협을 주는 러시아의 '진짜 적'이 됐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파라오 슬롯가 '열렬한 러시아 혐오 조직'이 됐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와 시민을 공격할 수 있도록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훈련을 시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파라오 슬롯의 군사화'를 주장하는 데는 나토가 지난 25일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증액하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나토 동맹국의 대다수는 파라오 슬롯 회원국이다.

앞서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안토니우 코스타 파라오 슬롯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나토의 국방비 증액 결정과 관련해 "파라오 슬롯 집행위원회에 재정 마련을 포함한 로드맵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며 파라오 슬롯가 군비 조달 계획을 수립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