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서 10년 만 정치재개…탄핵정국서 그랜드토토교체 논란 딛고 대선그랜드토토로
尹 탈당 논란·단일화 무산 등 곳곳 악재…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
[이재명 당선 확실] 그랜드토토, 구원 등판했지만 패장 멍에
尹정부서 10년 만 정치재개…탄핵정국서 그랜드토토교체 논란 딛고 대선그랜드토토로
尹 탈당 논란·단일화 무산 등 곳곳 악재…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

(수원=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그랜드토토가 1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6.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비상계엄·탄핵 국면에서 보수 진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그랜드토토가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결국 패장의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아 약 10년 만에 제도권 정치 무대에 복귀한 김 그랜드토토는 '12·3 비상계엄' 정국을 거치며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계엄 직후 열린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그랜드토토 등판론'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김 그랜드토토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나흘 만에 장관직을 사퇴하고 당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경선 내내 '반탄'(탄핵 반대) 대표 주자를 자임했던 김 그랜드토토는 경쟁 주자 중 가장 먼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당시 한 전 총리의 출마를 원했던 보수 지지층 지지를 흡수, 결국 당 최종 그랜드토토로 선출됐다.
다만 그랜드토토 선출 직후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원하는 지도부와 충돌을 빚다 '낙마 위기'에까지 몰렸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그랜드토토 교체 찬반 투표 끝에 다시 그랜드토토 지위를 획득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그랜드토토 교체' 논란 후에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가 김 그랜드토토의 발목을 잡았다.
김 그랜드토토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관했고, 윤 전 대통령은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한 지 엿새째가 돼서야 자진 탈당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그랜드토토 레이스 초반 '골든 타임'을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로 허비하면서 돌아선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릴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그랜드토토가 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스팔트 우파'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그랜드토토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고 나서야 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탄핵에 대해서는 대선 일주일 전에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서까지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났다"며 다소 수세적인 태도를 보였다.
개혁신당 이준석 그랜드토토와의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는 등 사실상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힘을 받지 못한 점도 김 그랜드토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전 총리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 보수 진영 내 경쟁했던 주자들이 끝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내부 '원팀' 구성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그랜드토토는 청렴성과 도덕성,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유치·광교 신도시 건설 등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내세우며 각종 악재를 돌파하려 애썼지만, 대선 국면 내내 50% 안팎을 기록해온 정권교체 여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그랜드토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그랜드토토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을 거론한다.
지난 2017년 대선 패배 후 당 대표를 맡았던 홍 전 시장의 사례처럼, 대선 그랜드토토라는 지위를 발판으로 전당대회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김 그랜드토토의 약한 당내 지지 기반을 들어 전당대회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김 그랜드토토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후 이번 대선 국면 전까지 사실상 당과 접점이 없다시피 해왔기 때문이다.
그랜드토토 교체 논란 당시 김 그랜드토토가 '대선 그랜드토토 등록일 전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뒤집어 당 소속 의원과 당원 상당수의 반감을 산 점도 향후 당권 도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그랜드토토가 당분간 잠행 후 향후 정치 행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chaewon@yna.co.kr